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정의의 사도 ‘조로’에서 친일파 ‘양치성’까지, 뮤지컬 배우 김우형

정의의 사도 ‘조로’에서 친일파 ‘양치성’까지, 뮤지컬 배우 김우형: 뮤지컬 <아리랑> 속 뮤지컬 배우 김우형의 모습; 2015.08.07 11:5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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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양치성(김우형)의 첩보원학교 졸업</DIV></TD></TR></TBODY></TABLE>
 
[위드인뉴스 강주영]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
 
  얼굴이 매우 바르게 생겼다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조로였으니 말해 뭐 하겠는가. 어리바리한 모습 속에서 참으로 우직하게 사랑을 지키고 정의를 구하는 영웅이었는데 말이다. 그런 김우형이 악역, 친일파 ‘양치성’이 되어 돌아왔다. 노비로 태어나 영원히 노비로 살 운명이었던 그는 어느 날 아버지의 주검을 마주한다. 창에 찔려 강을 떠내려 온 아버지, 일본은 위로 차원에서 그에게 미래를 약속하며 일본 교육을 받게 한다.
 
  일본의 앞잡이가 된 그는 사람들을 괴롭힌다. 하지만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인, 수국을 향한 뜨거운 열정만은 숨기지 못한다. 그것을 표현해 내는 것이 그의 뜨거운 눈빛. 사람들을 향해 차갑게 서리 내렸던 눈빛은 수국 앞에서는 한 없이 여려진다. 그러다가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수국을 바라보며 애달파하기도 한다. 또한 송수익에게 표출하는 노비의 설움과 분노는 또 다른 뜨거움이 된다.         
귀를 잡아당기는 목소리
 
  목소리가 성격을 표현하기에 굵고 점잖은 목소리의 그가 양치성이라는 것을 이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어딘가 톤이 높은 카이와는 또 다른 느낌의 ‘양치성’이었다. 둘 다 듣기에 좋은 목소리지만 김우형은 좀 더 안정되고 의젓한 느낌을 주었다. 발음도 비교적 정확하게 들려서 대사 전달이 좋았으며 긴장감과 감정의 표현을 목소리에 잘 담아내었다.
 
  그렇기에 그가 죽음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어딘가 가슴이 찡하게 느껴졌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인정을 받으려고 몸부림치던 그의 삶, 하지만 누군가를 짓밟아서 살아온 삶, 그 또한 짓밝힌 삶. 시대의 상처. 그의 끝은 짠하다. 처음 <아리랑> 대본을 받았을 때 가슴이 벌렁벌렁했다는 그는 이 작품을 또 다른 배우 인생의 시작점이라고 표했다. 처음에는 송수익 역을 제안 받았다가 바뀌어 양치성 역을 맡게 되었지만 새롭게 접하는 악역, 내면의 변화를 잘 살려야 하는 역할에 매료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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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 다른길 - 송수익(안재욱)과 양치성(김우형)의 대립</DIV></TD></TR></TBODY></TABLE>
 관객을 주목시키는 배우
 
  소리와 눈빛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배우, 김우형. 그는 사투리를 쓰는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배우들과 밥을 먹을 때도 술을 마실 때도 항상 사투리를 썼다고 한다. 일상에서 사투리를 쓰면서 자연스러워지고 익숙해져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거부감이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 모습은 무대 위에서 실현된다. 최근 노래 레슨도 받으며 계속해서 더 나은 배우로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가 가진 재능과 실력,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은 그가 언제나 새롭게 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배우로 성장시켜 줄 것이다. <아리랑>이라는 커다란 고개를 넘어가며 그가 마주할 일들과 경험들이 결코 후회가 되지 않는 시간들이 되기를 바란다. ‘김우형’이라면 더욱더 몰입할 수 있고, 비호감이지만 적어도 이해는 가능한, 그래서 죽음이 가슴 저린, 아직도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양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